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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심 속 자연의 선물

[전주시민신문]전주시가 시민과 관광객에게 다시 문을 연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은 단순한 봄맞이 행사가 아니다. 이는 도심 속에서 자연을 누릴 권리를 실현하고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쉼표를 선물한 탁월한 결정이다. 지난 4월 26일 개막한 이팝나무 축제는 시민들의 삶에 감동을 주는 도시 행정의 모범 사례라 할 만하다.

 

이팝나무는 해마다 늦봄이면 순백의 꽃으로 철길을 수놓으며, 그 풍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전주시는 이 특별한 경관을 더 이상 울타리 너머에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그 길 위를 걷고 느낄 수 있도록 시민에게 개방했다. 이는 자연과 도시, 사람을 연결하는 섬세한 배려의 결과다.

 

철길이라는 폐쇄적 공간을 안전하게 개방하기 위해 설치한 야자매트, 안내판, 신호수 배치 등은 단지 공간 개방의 차원을 넘어,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이러한 세심한 준비는 축제를 단순한 관람 행사가 아닌, 온전히 시민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힐링의 시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더불어 이팝나무 철길은 팔복예술공장과의 연계를 통해 문화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복합 명소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앙리 마티스 & 라울 뒤피 展’과 함께하는 이번 축제는 단순한 꽃놀이가 아닌 감성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도시 경험을 선사한다.

 

우범기 전주시장이 “시민의 큰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고 언급했듯 이러한 공간은 행정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의 공감과 연대를 통해 완성된다. 전주시의 이번 개방 결정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디자인’의 일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이팝나무 철길은 이제 전주의 봄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이곳은 도심 재생과 주민 삶의 여유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사례다. 우리는 이런 시도가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도심 자연 프로젝트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팝나무의 순백꽃이 철길 위를 환히 밝히듯, 전주시의 이번 개방 결정은 시민의 마음에도 따스한 빛을 더했다. 자연을 공유하고 도심 속 여백을 되살리는 이 아름다운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