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민신문] 전북특별자치도가 피지컬AI 기반 미래 제조업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는 영세성과 주력 업종 성장 둔화라는 구조적 과제를 극복하고, 급변하는 제조업 환경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전북은 2022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 61조 원으로 전국 12위를 기록하는 등 제조업의 취약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도내 제조업체 1만 3,630개 중 96.7%가 50인 미만 소규모 업체이며, 종사자 14만 1,083명 중 84%가 전주·익산·군산·완주·김제 5개 지역에 집중됐다. 사업체 또한 이들 지역에 78%가 몰려 있어 지역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와 농기계·자동차 부품, 철강관 및 철강선 등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 전북 제조업의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피지컬AI는 전북 제조업 재도약의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CES 2025에서 "피지컬AI가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한 것처럼, 물리 세계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이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전북 제조업은 피지컬AI 도입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피지컬AI는 대량생산보다는 다품종 소량생산, 복합공정, 유연생산에 특화돼 있으며, 이는 전북 제조업 특성과 부합한다.
1차 산업 비중이 전국 대비 10.7%로 높고 2차·3차 산업 비중은 각각 2.4%, 2.6%로 상대적으로 낮아, 농업과 제조업을 연계한 융복합 피지컬AI 생태계 구축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도내 본사 비중은 94.2%에 달해 의사결정과 공급망 대응이 신속하고, 산학연 협업 환경도 우수하다. 이는 피지컬AI 도입 시 빠른 실증과 기술 고도화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다.
전북의 피지컬AI은 타 지역과 차별화된 '농업-제조업 융합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전국 상용차 97% 생산 거점이자 농·건설기계 산업 허브인 지역 특성을 살려 농기계 제조부터 스마트팜 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농기계 분야에서는 지능형 기계의 자율 이동, 재배 관리, 수확 등 농업 전 과정에 피지컬AI를 적용한다. 여기에 농식품 제조업 중심의 푸드테크를 결합해 '밭에서 식탁까지' 연결하는 완전한 피지컬AI 생태계 완성을 꾀한다.
완주-군산-익산-김제-전주를 잇는 황금 벨트에는 부품부터 완성차, 특장차·농기계, 검증·실증까지 완결형 제조 생태계가 구축돼 있어 피지컬AI의 전주기 적용이 가능하다. 군산의 자율주행 상용차 원스톱 실증단지, 완주의 수소용품 검사·인증센터, 새만금의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등이 상용화 가속화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전북의 피지컬AI는 군산항과 새만금항을 활용한 물류 혁신까지 포괄한다. 항만 크레인과 운송 차량에 AI를 접목해 하역·운송을 자동화하고, 디지털트윈 기술로 기상·물동량 예측, 에너지 관리를 최적화하는 스마트 항만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전북 제조업체의 글로벌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피지컬AI 기반 물류 솔루션의 실증 무대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신원식 전북자치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전북의 독특한 산업구조와 완결형 제조 생태계, 풍부한 실증 인프라는 피지컬AI 도입 최적 조건"이라며 "향후 피지컬AI는 제조업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 AI 산업 경쟁력 강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 및 고령화 문제에도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